"현대제철 고철 담합 인정…산정 불가능한 900억 과징금은 취소해야"
서울고법 행정7부 원고 일부 승소 판결
"구매팀장 모임서 기준 가격 등 논의"
과징금 산정에 오류…"다시 산정해야"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잠원동 사옥 전경. (사진=회사 제공)](https://img1.newsis.com/2020/04/09/NISI20200409_0000509835_web.jpg?rnd=20200409162449)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잠원동 사옥 전경. (사진=회사 제공)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철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약 8년간 담합해 9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현대제철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해 11월 현대제철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공정위의 심결(행정기관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 판단을 받게 되는 경우 사건은 바로 고등법원이 심리한다. 공정위가 사실상 1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부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제철 등 7개 철강사들이 영남권 사업자와 경인권 사업자로 나눠 구매팀장 모임을 개최해 철스크랩 기준가격과 관련해 담합 행위를 벌인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909억5800만원 상당의 과징금 납부 명령에 대해서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어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업자들은 월 1회 정도의 간격으로 정례적인 구매팀장 모임을 개최해 왔다"며 "구매팀장 모임에서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를 논의하고 기준가격 인상·인하 여부와 그 시기 및 폭에 관한 합의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중요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해당 시장의 잔여 경쟁가능성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문 언론지와 구좌업체 등을 통해 구매팀장 모임에서 교환하는 수준의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를 상시적으로 취득할 수 있었다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 과징금 납부 명령에는 일부 관련 매출액과 위반 행위의 횟수를 잘못 산정한 위법이 있다"며 "법원으로서는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로 산정기준을 가중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에 관하여는 판단할 수 없으므로 피고로 하여금 다시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과징금을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지난달 18일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양측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1월 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YK스틸·한국제강·한국철강·한국특수형강 등 7개 제강사가 철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8년여간 담합한 혐의로 3000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별 과징금(잠정)은 현대제철 909억5800만원, 동국제강 499억2100만원, 한국철강 496억1600만원, YK스틸 429억4800만원, 대한제강 346억5500만원, 한국제강 313억4700만원, 한국특수형강 6억3800만원이다.
철강 제품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나 폐가전제품·폐자동차 등 폐철강 제품을 수집해 선별한 고철인 철스크랩은 철근·강판 등을 만들 때 원재료로 쓰인다. 이는 산하는 것이 아니라 수거하는 것으로 수요량에 대응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늘리기가 어렵다.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많은 만성적 초과 수요 시장으로, 제강사 간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현대제철 등 7개 제강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여간 철 스크랩 기준 가격의 인상·인하·유지 여부 및 변동 시기를 함께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담합은 7개 제강사의 공장 소재지에 따라 영남권(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한국철강·YK스틸·한국제강·한국특수형강), 경인권(현대제철·동국제강) 2개 권역으로 나눠 현대제철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담합은 '각 사 구매팀장 모임'과 '구매팀 실무자 간 중요 정보 교환'을 통해 이뤄졌다. 7개사는 2016년 4월 공정위 부산공정거래사무소가 현장 조사한 뒤 구매팀장 모임을 자제하고, 중요 정보를 더 은밀하게 교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