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부터 다시 배워라"…'AI 지각생' 위기감 느낀 애플의 고육지책
시리 엔지니어 대거 'AI 코딩 부트캠프' 파견…WWDC26 앞두고 총력전
애플 내부서 "시리 팀 낙후돼" 혹평…조직 개편·구글 제미나이 협력 등 총력

애플의 AI(인공지능) 비서 시리(Siri).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6일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시리 엔지니어 상당수를 수주간 진행되는 AI 코딩 부트캠프에 파견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더욱 똑똑해진 차세대 시리를 선보이기 불과 두 달 전에 단행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트캠프는 ‘신병 훈련소’를 뜻하는 영단어다. 여기서 파생된 코딩 부트캠프는 단기간에 집중하여 코딩 지식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기관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말그대로 애플이 자사 AI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기초부터 다시 배워라’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부트캠프의 핵심은 개발자들이 AI 도구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코딩하는 법을 습득하는 데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는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거나 오류를 잡아주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애플의 시리 개발팀은 이러한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애플 내 다른 부서들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최신 AI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 등에 할당하며 생산성을 높인 것과 대조적으로, 시리 팀은 사내에서 ‘낙후된 조직’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내부 경쟁력 저하는 실질적인 성과 부진으로 이어졌다. 당초 애플은 iOS 18을 통해 진화된 '애플 인텔리전스' 버전의 시리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으나, 시리 팀은 2년 가까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대적인 조직 개편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말 사임 의사를 밝힌 존 지아난드레아 AI 책임자는 주식 베스팅(지급 확정)이 완료되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공식 은퇴하며 물러난다. 그 빈자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이어받아 AI 개발 전반을 총괄하고 있으며, 비전 프로 개발의 주역인 마이크 로크웰이 시리 팀의 새로운 수장을 맡아 개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부 인력을 재교육하는 동시에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체적인 기술 고도화만으로는 구글, 오픈AI 등 선두 주자들과의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는 견해다.
페더리기 체제 아래 애플은 최근 구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시리를 비롯한 주요 AI 기능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하기로 했다. 자존심을 굽히고 경쟁사의 손을 잡는 동시에, 내부 인력에게는 "기초부터 다시 학습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현재 애플은 부트캠프 파견 인력을 제외한 60여명의 핵심 개발진을 현장에 남겨 시리의 안전 기준 충족 여부와 사용자 명령 해석 및 실행 능력을 최종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트캠프 파견이 단순한 교육을 넘어 애플의 AI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AI 경쟁의 '지각생'으로 몰린 애플이 개발자 재교육과 외부 수혈이라는 강수를 통해 'AI 강자'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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